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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 2020/07/22 14:53, Read : 483, Memo : 0 ) 
글제목"PPT만 띄우는 일반대학에 99% 원격수업? 성급했다"
“교육부가 원격 고등교육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준비 과정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성급하게 일반대학에 원격수업 규제를 풀어줬어요. 일반대학과 사이버대학 간 학사제도와 업무가 충돌하지 않도록 충분한 조율과 법적 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원대협) 회장(사이버한국외국어대 총장)은 22일 서울경제와 만나 원격교육 진입 장벽이 섣불리 낮아지면 온라인 교육 수준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교는 일반대학·교육대학·산업대학·전문대학·원격대학 등으로 구분하는데 흔히 사이버대로 부르는 기관이 원격대학이다. 지난 2001년 사이버대 9개가 사단법인 원대협을 출범시켰고 현재 회원 수는 21개교로 늘었다. 대통령령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설치령’에 따라 설립된 국립 방송통신대와 달리 회원교 모두 사립이다. 21개 사이버대 누적 졸업생이 약 30만명, 재학생은 12만명 정도다.

김 회장은 시대 흐름상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확대 자체에는 찬성하나 원격교육 최전선에 있는 사이버대와의 논의 없이 관련 정책을 짜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반대와 사이버대 간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사이버대 역할과 정체성 확립, 일반대학의 원격수업에 따른 학사제도 정비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사이버대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일이 언젠가 닥칠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교육부 정책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일반대학과 사이버대가 원격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답답한 점은 일반대학에 거의 100% 원격수업을 허용하면서도 20년 시행착오를 거치며 원격수업을 정착시킨 사이버대가 정작 논의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수능 없이 입학하는 사이버대의 수준을 낮게 보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교육당국을 비판했다.

앞서 교육부는 2일 설명회에서 내년부터 대학의 원격수업 교과목 개설 상한 20%와 원격수업 이수 학점제한을 없애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사이버대처럼 100%만 아니면 일반대학에서 이수 학점 99%까지 원격수업으로 채워도 된다는 뜻이다. 석사과정에서는 100% 가능해진다. 평가 방식도 출석평가가 원칙이었으나 대학 자율로 정할 수 있게 됐다. 이 자리에는 4년제 일반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과 사립대 총장들만 있었을 뿐 사이버대 관계자들은 없었다.

올해 1학기 상당수 대학 교수들이 파워포인트(PPT) 자료만 제공하거나 외부 강의를 끌어다 쓰는 방식으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등록금은 전과 같은데 수업 질은 현저히 떨어졌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처럼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규제를 없애면 질 낮은 온라인 강의가 끊이지 않고 결국 온라인 수업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김 회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그는 “사이버대는 자막, CG(컴퓨터 영상처리), 애니메이션,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게이미피케이션(게임 요소 접목) 등 최신 기술을 콘텐츠에 적용하고, 교수자와 학습자는 물론 학습자 간에도 양방향 소통이 이뤄진다”며 “PPT에 음성을 입히는 방식인 일반대 원격교육처럼 일방향 정보 전달에 그치면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조수단으로 치부하던 온라인 수업이 이제는 오프라인 수업과 상호 보완적 관계로 바뀌어야 하는데 온라인 교육을 섣불리 경험한 이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정책에 관여하려 한다”며 “이런 현실에서 교육부가 원격수업 규제를 갑자기 풀면 온라인 교육 수준만 하향 평준화되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대는 교육부 ‘사이버대학 학사업무 가이드’와 ‘원격교육 설비 기준 고시’에 따른 깐깐한 기준에 따라 원격수업 시스템을 갖추고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일반대학과 온라인 수업에서 질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규정들은 네트워크 설비 용량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사양은 물론 콘텐츠 운영인력에서도 최소 기준을 두고 부정 시험 방지 장치까지 갖추도록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사이버대는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유지에 수십억원을 들인다. 김 회장은 “사이버대는 차세대 LMS 구축에 50억~100억원을 들이는데 3억~4억원 정도 쓰는 일반대학과 비교가 되겠느냐”며 “LMS는 캠퍼스와 같다. 우리나라 사이버대의 LMS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반대학에 원격수업이 정착되려면 사이버대와의 공생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학교법인을 둔 사이버한국외대와 한국외대를 예로 들며 “우리는 웬만한 방송국 수준의 스튜디오를 4개나 갖추고 있다”면서 “한국외대 교수들이 우리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면 강의실 문제도 해결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대학가에서 논란이 된 온라인 부정 시험 문제도 사이버대 운영 노하우를 참고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100% 온라인 시험을 치르는 사이버대 교수들은 시험을 동시형과 비동시형으로 나누고 문항과 보기 배치를 바꿔 무작위로 출제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한다”면서 “외국에서는 시선 처리에 따라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고 불출석 처리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시험이 운영되는데 비용과 노력의 문제이지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는 99%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김창영기자 

[2020.07.22 서울경제 김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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